서울 사랑의 복지관 디자인팩토리

솔솔은 2022년 초, 사랑의복지관 디자인팩토리에서 월 1회 디자인 특강 강의를 인연으로 10개월간 이용인들의 성장과정을 옆에서 지켜봤어요. 당시 외부 공간에서 새로운 선생님과의 수업이라 약간의 긴장과 함께 반짝반짝한 눈빛으로 모든 수업을 흡수하는 디자인팩토리 이용인들이 아주 인상적이었는데요, 제가 당시 소속되어있던 회사의 디자이너로 채용을 연계하여 스승과 제자에서 동료가 되었답니다.

또, 그림 뿐만 아니라 모든 것에 흥미가 없이 매사 시큰둥 했던 세진님이 과정을 거치며 조금씩 자신감을 찾고 그림에 흥미를 가진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수업 마지막 날, 세진님 어머님께서 세진이가 본인에게 화가가 되고싶다,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해주어서 너무 놀라고 감격스러웠다고 말씀해주셨거든요. 이러한 순간들이 저에게는 교육자로서 역할을 해냈다는 뿌듯함과 동시에 이 일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입니다.

시간이 흘러 달팽이 네트워크로 인연이 닿아 2023년 7월부터 월요일은 디자인 심화과정 <디자인팩토리>, 화요일은 여가활동 <사랑 아카데미> 를 출강하고 있어요. 디자인팩토리 이용인 분들을 이렇게 또 만나다니! 나를 알아볼까, 반가워할까 기대하며 첫 수업을 준비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반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 사랑의복지관 디자인팩토리

사랑의복지관 디자인팩토리는 성인 발달장애인 대상으로 미술에 흥미가 있고 재능이 있는 분들에게 심화된 미술 디자인 교육을 제공하고, 관보 표지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어요. 실력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지만, 미술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남다릅니다. 복지사님들께서 디자인팩토리 수업 현장에 오시면 깜짝-! 놀라곤 하세요. “내가 아는 **씨가 맞는지 모르겠다”라고 하시면서요😂

  • 🐌 디자인팩토리 관보 제작

관보는 분기별로 제작되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가을과 겨울 주제로 작업이 진행되었어요. 속도가 빠른 교육생은 1점씩 완성할 때도 있었고, 속도가 느린 교육생은 한 작품을 두 달간 끈질기게 붙잡으며 완성했습니다. 정해진 교육 커리큘럼 없이 지속적인 만남이 보장되어 있는 수업이기 때문에 개별적인 개입이 가능했습니다. 회기가 정해져있는 수업일 경우에는 시간에 쫒기게 되거든요😅

위의 두 작품은 캔버스에 아크릴물감을 사용하였어요. 사실 캔버스와 아크릴물감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출강에서 쉽게 도전하기가 어려운데요, 사랑아카데미에서 아크릴물감 수업을 진행했을 때 참여자 분들이 아크릴 물감을 처음 사용해보셨다고 해서 크게 놀랐답니다. 다양한 재료를 많이 경험하는 것이 중요한데, 편의를 위해 이 부분을 놓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디자인 팩토리 분들도 아크릴물감을 사용해 본 사람이 절반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연말을 맞이하여 캔버스 20호에 도전해봤습니다-! 저의 욕심으로는 더 큰 캔버스 작품을 하고싶었지만, 캔버스의 질감이나 아크릴 물감을 거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20호를 선택하였습니다.

90분 수업이라 준비하는 시간과 정리하는 시간이 더 걸려서 20호를 완성하기까지 생각보다 길었지만, 완성한 뒤의 성취감은 100배로 다가온 것 같아요. 작업하는 내내 작가가 된 듯 어깨가 으쓱 올라갔답니다.

  • 🐌 자율주제

주제를 선택할 때 본인의 취향을 가장 잘 알 수 있어요. 현재의 관심사나 좋아하는 것들이 나오기 때문에 공모전이든, 자율 작품이든 주제를 정할 때 만큼은 개입하지 않아요. 저는 생각하지도 못한 굉장히 창의적인 주제들이 나와서 가장 흥미로운 순간이기도 합니다.😝

역사와 곤충, 카카오 캐릭터, 디즈니 등 좋아하는게 다채롭고 명확해서 가끔씩은 부러울 때도 있어요.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보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고 좋은 것을 찾고나면 재료도 대체로 고정적으로 사용해요. 색이 또렷하게 나오는 마카, 겹겹이 올려서 밀도를 쌓는 색연필 등 취향에 따라 선택하고 적용해요.

🐌 ㈜한화/건설 지원 「장애예술인 발굴 공모전 ‘우리들의 캔버스’」 공모전 도전-!

디자인팩토리에서는 종종 발달장애인 대상 미술 공모전에 도전하는데요, 달팽이 네트워크는 포트폴리오나 수상경력만을 위해 공모전을 준비하는 것은 지양하는 편이에요. 그러나 때때로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자존감을 UP-! 하고 싶을 땐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얼마 전, 디자인팩토리 교육생으로 오신 재희님은 바리스타로 일을 하고 있어요. 디자인팩토리에 처음 오신 날부터 공모전 준비를 하게 되었어요.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으며,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재희님이 카페에서 가장 많이 보는 ‘빨대’로 주제를 결정하고, 사람들이 빨대를 버리면 이 빨대가 어디로 갈지 함께 고민했어요.

“선생님, 쓰레기가 어디로 갈까요?”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의 땅에 버려져요 지구 반대편에는 누가 살까요?”
“사자가 살아요.”

그렇게 사자의 갈귀를 빨대로 표현해 제출했고, 대상을 받았어요-! 함께 준비한 민수님도 우수상을 수상했답니다. 좋은 결과 또한 좋지만 함께 스토리를 만들고 작업했던 기억 때문인지, 재희님은 그림 그리는 시간이 가장 즐겁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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